주택연금 제도 알고 계신가요? 주로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하는데요. 농민들에게는 주택연금 대신 농지연금에 가입하여 노후 생활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 농지연금 가입조건과 연금 지급 방식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제 부모님은 평생을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지어 4남매 모두 대학에 보내고 시집장가를 보내셨습니다. 가진 건 논과 밭이 전부인 부모님은 70세가 넘으셔서 농사를 짓기도 힘에 부칩니다.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는 필요하고 모아둔 돈은 없고 농사를 지을 수도 없어 농지연금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논이 아무리 많아도 농사꾼이 논을 팔아서 생활비를 충당하는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또 얼마 되지 않지만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서 팔지도 못하죠. 서울 집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도 하루 이틀만 있어도 서울에서는 못 산다고 내려가십니다.

 

제 부모님 처럼 농사를 짓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수록 같은 상황을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농지연금은 현실에 가장 적합한 대안이 아닐까 싶네요.

 

 

농지연금제도

지금은 많이 알려진 제도이지만, 농지연금은 연로하신 농업인이 가지고 있는 농지를 담보로하여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연금형식으로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공무원이나 직장생활을 하는 분들은 퇴직금이 있지만, 농사에는 퇴직금도 퇴직할 정년도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로하신 농업인들은 노후생활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또한, 시골집의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최근 인기 있는 주택연금도 농업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이런 면에서 농지연금제도는 평생을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농업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의 대안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농지가 있다고 해서 아무나 농지연금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고 연금 상품도 다양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직접 알아보시는 것보다는 자식들이 농지연금 가입조건과 연금 지급 방식을 살펴보고 부모님과 상의하여 결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양기로 모심는 모습
농사를 짓고 있는 토지는 농지연금 가입조건에 해당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만, 가입만 가능하다면 땅이 전부인 농업인에게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농지연금의 장점 5가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부부 종신지급

최초 가입 신청자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승계하여 동일 조건으로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② 연금을 받으면서도 영농 및 임대소득이 가능

토지를 담보로 연금을 받고 있지만, 해당 토지의 소유권은 여전히 본인에게 있어, 농사를 지을 수도 있고, 타인에게 임대하여 임대소득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③ 연금채무 초과분 부담 없음

농지연금제도는 가입자가 사망하기 전까지 연금을 지급하고, 사망 후에는 담보로 제공된 토지를 매각하여, 지급된 연금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지급된 연금이 너무 많아서 사망 후 토지를 매각한 금액보다 많을 경우에도 초과된 금액을 가입자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④ 재산세 감면 혜택

농지를 보유하고 있으면 재산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농지연금을 이용하고 있는 토지는 공시지가 6억 원까지는 재산세가 면제되고, 초과분에 대해서만 재산세가 부과됩니다.

 

⑤ 공기업 추진으로 안정성 확보

해당 제도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지원하는 연금제도로, 한국농어촌공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연금 미지급에 대한 걱정은 없습니다.

 

 

농지연금 가입조건

농지연금 가입을 위해서는 3가지 조건에 부합하여야 합니다. 바로 ①가입할 수 있는 연령기준과 ②농사를 지은 경력 ③농지연금에 가입할 대상 용지입니다.

 

 

① 연령 기준

종신형 농지연금은 기존에는 65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었으나, 최근 가입 연령 기준이 대폭 완화되었습니다. 연령이라고 해서 만 나이 기준이 아니라 농지연금 신청하는 년도 말일 기준으로 60세 이상이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2022년에 농지연금에 가입하는 분들이라면, 196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는 모두 신청이 가능합니다.

 

기간형 농지연금은 상품별로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이 다릅니다. 15년 기간형은 68세부터 가입이 가능하고, 5년 기간형은 78세부터 가입이 가능합니다. 세부 기준은 아래에서 다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② 영농 경력

논과 밭, 과수원 등 농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신청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반드시 5년 이상 농사를 지은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또는 연속해서 5년 이상 영농경력이 필요한 건 아니고 농사를 지은 기간을 모두 합산해서 5년 이상이면 인정이 됩니다.

 

③ 대상 용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담보로 설정할 대상 용지도 조건이 있습니다. 해당 연금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여야 하므로 60세 이상이면서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인 농업인이 아래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농지를 담보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나! 지목이 전(밭), 답(논), 과수원으로 연금 신청자가 소유하고 있고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 토지

둘! 가입 신청자가 2년 이상 보유한 토지(상속 시 피상속인 보유기간 포함)

셋! 담보 대상 토지가 가입 신청자의 주소지와 동일한 소재지 또는 30km 이내에 위치한 토지

콤바인으로 벼 베는 모습
농사를 짓는 토지는 담보 제공 가능

 

 

농지연금 지급방식과 연금 종류

농지연금은 크게 종신형과 기간형 연금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연금 종류별로 가입할 수 있는 연령 기준이 있으며, 기간형 연금에도 3가지 형태의 연금 종류가 있습니다.

 

 

연금 종류별 가입 연령 기준

먼저, 농지연금 종류별로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을 살펴보면, 종신형 농지연금은 만 60세가 되는 해에 가입신청이 가능하며, 5년 기간형은 78세부터, 10년 기간형은 73세부터, 15년 기간형은 68세부터 가입 신청할 수 있습니다.

연금 종류 종신형 5년 기간형 10년 기간형 15년 기간형
가입 연령 기준 만 60세 이상 만 78세 이상 만 73세 이상 만 68세 이상
연금종류 종신정액형
전후후박형
수시인출형
기간정액형
기간이양형

 

결국, 종신형을 제외한 기간형 3가지는 모두 만 83세에 연금 지급이 종료되는 상품입니다. 아마도 농업인의 평균 수명이 83세가 인 듯하네요.

 

연금 종류별 지급방식

농지연금 지급방식은 연금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이해하기 쉽게 2억 원에 해당하는 토지를 담보로 가입했다는 가정하에 종류별 연금 지급 방식을 정리해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예상농지연금 조회
농지연금 지급방식 정보 입력

 

① 종신정액형 (월 84만 원 지급)

가입자 및 배우자가 사망 시까지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 방식입니다.

 

② 전후후박형 (월 최대 100만 원, 최소 70만 원)

가입 초기인 10년 동안은 정액형보다 많고, 11년 이후부터는 정액형보다 적게 받는 방식입니다.

 

③ 수시인출형 (월 60만 원, 수시인출금 54백만 원)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총액의 30% 내에서 필요한 금액을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연금입니다.

 

④ 기간정액형 (15년 형 월 121만 원)

가입 시 설정한 기간(5년/10년/15년)에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는 방식입니다.

 

⑤ 경영이양형 (월 최대 300만 원, 최소 136만 원)

연금 지급이 종료될 때 농어촌공사에서 소유권 이전을 받는 전제로 일반형보다 연금을 더 많이 받는 방식입니다.

연금 종류별 예상 지급 금액
연금 종류별 농지연금 지급 금액

 

이상으로 연로하신 농업인들에게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마련된 농지연금 가입조건과 연금 지급 방식을 정리해 드렸습니다. 해당 내용을 부모님께 설명드리고 가입하시도록 설득하는 게 남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남은 여생을 여유 있게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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