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자들을 희생시킨 먹튀 기업 산켄전기를 용서할 수 없다', '산켄전기는 창피한 줄 알아라'

한국 노동자들의 외침이 아니라 일본 국민들이 한국 노동자들을 위해 외치는 소리입니다. 도데체 일본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일본 국민들은 왜 이런 외침을 이어갈까요?

 

오늘 다큐인사이트 '일본으로 튀어'를 보면서 여기가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세계적인 기업이 정말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안타까움과 분노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수십년을 살았지만 한국산연이라는 기업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100% 대주주인 일본 산켄전기라는 회사가 그렇게 악질 기업이었는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대한민국 정부는 말이 없습니다. 

 

 

한국산연의 슬픈 역사

한국산연은 1973년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설립된 회사로, 일본의 산켄전기가 100% 출자한 기업입니다. 일본 기업의 100% 자회사인 한국산연의 슬픈 역사에는 세계 2차 대전 때 일본군 위안부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다큐멘터리에 한국산연 노동자의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일본 산켄전기에서 과장급 이상의 일본인 간부가 마산의 한국산연을 방문하는 날에는 간부들의 회식이 있었는데, 이때 미모의 여직원들을 선별하여 술자리에서 시중을 들게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걸 보면서 서서히 한국산연의 노동조합 설립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산연의 노동조합은 1995년에 설립되었으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본 산켄전기는 한국내 LG그룹의 계열사 지흥이라는 기업을 인수하여 일거리를 빼돌렸고, 일거리가 없어 적자를 내는 한국산연은 2016년 한국 노동자 전원을 해고했습니다.

한국산연 설립일과 폐업일
한국산연 기업 개요

 

한국 노동자들은 이때부터 229일간 일본 산켄전기 본사에서 투쟁을 시작했고, 내막을 알게된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동조하여 해고자 전원이 복직되었습니다. 하지만 4년 뒤 한국산연은 경영악화의 이유로 폐업하였고, 폐업 통보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이렇게 한국산연은 2021년 1월 20일 문을 닫았습니다.

 

 

 

일본 국민조차 산켄전기가 악질기업이라하는 이유

기업이 경영악화로 폐업하는게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일본 국민들이 동참해주고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된 이유를 들어보면 기가 차고 분노가 치밀어 울분을 토할 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조작된 경영악화와 위장 폐업

노동자들의 주장은 산켄전기의 주도로 한국내 다른 기업을 인수하여 한국산연의 일거리를 새로 인수한 기업으로 빼돌려 한국산연이 적자를 내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근거로 새로 인수한 기업 (주)EK는 매출 성장과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거죠.

새로 인수한 기업 (주)EK의 주요판매처는 산켄전기
(주)EK의 주요 판매처

 

한국산연의 주요 거래처를 보면 확실해 집니다. 이본 산켄전기에서 자재를 구매하여 가공한 제품이 일본 산켄전기에 100% 판매하는 구조인데, 한국산연은 일거리가 없어 적자이고 물건을 사는 산켄전기는 계속 성장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한국산연의 매출 100%는 산켄전기
한국산연 주요 판매처

 

폐업의 절묘한 타이밍

한국산연이 폐업산 시점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팬데믹에 빠진 2021년 1월 20일입니다. 코로나가 유행하여 하늘길이 막힌 당시에 폐업하면 더 이상 한국 노동자들이 산켄전기 앞에서 농성하지 못할 거라는 계산 아니었을까요?

 

한일 노동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이유

한국산연의 이태홍 대표이사는 왜 회사를 폐업하느냐는 노동자들의 질문에 '당신들이 일본의 산켄전기까지 가서 투쟁을 했기때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감히 산켄전기까지 와서 시끄러운 투쟁을 했기에 회사 하나쯤을 없애버렸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또한가지, 산켄전기 사장은 폐업에 항의하는 직원들을 향해 '지금 폐업하면 코로나로 인해 앞으로 2년은 일본에 올 수 없기 때문에 지금 폐업을 하는 것이다'라고 대놓고 말했다니 이것이 동종업계 세계 8위의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짓인지 일본 국민들 조차 부끄러워한다고 제작진은 전했습니다.

 

 

 

경색된 한일관계속에 감동을 주는 일본 국민

이 다큐멘터리가 주는 메시지는 두가지 입니다. 기업의 정서에 반하는 노동자들은 해고되고 회사는 없애버린다는 일본 산켄전기의 악랄한 수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년째 투쟁 중인 한국산연 노동자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메시지는 한일 노동자들이 들려주는 감동스토리입니다. 한국산연을 코로나 시국에 폐업시켜버린 산켄전기의 행태에 일본에 갈 수 없는 한국산연 노동자들을 대신해서 일본 노동자들이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한일관계 속에서 보여준 양국 국민들의 감동 스토리입니다.

산켄전기 본사에서 투쟁중인 한국산연 노동자들산켄전기 본사에서 투쟁중인 일본 국민
좌 : 한국산연 노동자          우 : 투쟁에 동참해준 일본 국민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호경 PD는 김대중 구명운동, 김지하 구명운동, 재일동포 간첩단 사건 피해자 구원회와 같이 군사정권 시절 일본의 양심 세력의 눈부신 활약이 21세기 일본에서 또다시 재현되는 감동적인 장면을 양국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