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통장에는 29만 원밖에 없어~' 추징금은 돈이 없어 낼 수 없다는 전두환 씨의 한마디가 세간의 유행어가 되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 전두환 씨가 어제 사망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28일 만입니다.
전두환 씨는 살아생전에도 국민 분열의 주역이었지만, 그의 죽음은 또다시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당장 여당과 야당의 반응이 엇갈리고 그 당들을 지지하는 여론 또한 지지와 선긋기로 갈리고 있네요.
그런데 전두환 씨 사망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건 국가장이냐 개인장이냐가 아니라 그가 내지 않은 미납 추징금은 환수 문제입니다. 과연 추징금 환수는 가능할까요?
화려했던 일생, 그러나 인생무상
1931년생인 전두환은 2021년 90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전두환 씨의 젊은 시절은 화려했습니다.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교하여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를 지지하는 시가행진을 벌여 박정희의 신임을 얻었고, 육사 동기생들 위주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만들어 세력을 키워왔습니다.
전두환 씨는 박정희가 사망한 10.26 사태를 시작으로 하나회를 동원하여 12.12 군사반란으로 군을 장악하고 1980년 5월 17일 내란을 일으켜 헌정을 중단했습니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 되었죠.
헌정을 중단한 군사정권을 반대하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벌이는 시민들을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실탄으로 유혈진압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민주화의 비극이요. 대한민국의 5 공화국 시작이 되었습니다.
전두환 씨는 이렇게 대한민국 11대, 12대 대통령을 지냈고, 후임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심어놨지만, 이후부터 그는 역사의 죄인으로 지탄받고 살아야 했고, 바로 어제 사망했습니다. 젊은 시절의 그와 사망 직전의 그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전두환의 사망에 대한 정치권 반응
전두환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여권과 야권, 양 정당의 대선후보인 이재명 씨와 윤석열 씨의 반응이 기사화되었는데 전두환 씨에 대한 평가가 너무 다르네요.
여당인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대선후보는 내란 학살 주범인 전두환 사망에 조문할 생각도 없고 조화를 보낼 생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국가장을 검토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네요. 여당 측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견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국민의힘, 그것도 윤석열 대선후보 측의 반응이었는데요. 얼마 전 전두환 옹호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윤 후보와 국민의 힘이었지만, 그의 사망 소식에 조문은 가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내란 학살범의 죽음이고 한 개인의 죽음이기에 개인적인 조문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번복이 이슈가 되고 있네요. 전두환 씨 조문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번복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리저리 눈치를 보면서 소신이 없는 듯하여 썩 좋게 보이진 않습니다.
전두환의 미납 추징금 환수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법상 추징금은 가족이나 타인에게 양도나 상속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남은 추징금을 환수할 수는 없습니다.
전두환 씨는 1997년 추징금 2,205억 원을 대법원으로부터 선고받고 무기징역에 처했습니다만, 2년 뒤 특별사면으로 출소되었습니다.
전두환 씨 일가 명 의뢰된 부동산이나 차명 부동산을 강제 처분하여 추징금 중 1,249억 원은 환수했고, 현재 956억 원이 미납 상태입니다.
그는 2003년에 법원의 재산명시 명령에 대한 답변으로 '전 재산 29만 원'이라는 유행어를 남겨 법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쳤습니다.
2013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을 만들어 공무원의 불법 취득재산 시효를 연장했고, 가족 등 제삼자로 추징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자 전두환 씨의 장남인 전재국 씨는 추징금 완납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기자들 앞에서 발표했으나, 연희동 자택 별채 공매처분에 대해서는 무효소송을 내는 등 말과 행동은 여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956억 원의 미납 추징금은 수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남긴 미납 추징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서울 중앙지검 역시 현행법상 추가 환수는 어렵지만 차명으로 관리되던 부동산이나 은닉재산에 대해서는 환수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살아있을 때도 환수하지 못한 추징금을 검토한다고 해서 환수할 수 있을까요? 화려했던 그의 일생이 끝나고 나서 그가 남긴 건 정치권 분열과 추징금으로 보입니다.
'시사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비자 물가지수 조회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0) | 2021.11.25 |
---|---|
소행성 충돌실험 아마겟돈 실험 (0) | 2021.11.25 |
요소수 거점주유소 재고 현황 (0) | 2021.11.17 |
익산 아톤산업 요소수 공급 (0) | 2021.11.09 |
여론조사 지지율과 당선율 (0) | 2021.11.09 |